본문 바로가기

이야기

찐따같은 스파이더맨이 좋은 이유 (큰 힘에는 큰책임이 따른다)

반응형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의 영원한 빌런

닥터 옥토퍼스와 스파이더맨이

 

뉴욕 빌딩 마천루에서 목숨을 걸고

혈투를 벌이고 있다.

 

스파이던맨이 쏘는 거미줄과 

닥터 옥토퍼스의 기계 팔이 뒤엉키며

 

서로가 서로를 죽이려고 하는 그 순간,

둘 모두 빌딩에서 떨어지며

 

뉴욕 도심을 가로지르는

지하철 위로 떨어지고 만다.

 

지하철에는 뉴욕 시민들이 

가득 타고 있었다.

 

시민들이 불안에 떨며 스파이더맨과

닥터 옥토퍼스의 싸움을 지켜보고

 

시속 60km로 내달리는 치하철 위에서

아찔한 싸움이 계속되자

 

닥터 옥토퍼스는 지하철 맨 앞칸

기관사를 기계 팔로 덮쳐버리고

 

지하철 레버를 최대로 끌어올려

속도 조절기를 망가뜨려버린다.

 

닥터 옥토퍼스

"열차 잘 멈춰보던가"

 

그 후 모습을 감춘 닥터 옥토퍼스와

스파이더맨에게 남은 것은

 

뉴욕 시민들로 가득 찬 시속 100km로 

폭주하는 지하철뿐이었다.

 

선택의 기로에 선 스파이더맨.

 

여기서 탈출할 것인가

가망없는 지하철을 살릴 것인가.

 

무언가 결심한 듯한 스파이더맨은

지하철 맨 앞에 매달려

 

거미줄을 양 쪽 빌딩에 쏘아 고정시킨 후

온 몸으로 지하철을 막아섰다.

 

시속 100km로 질주하는

1000t이 넘는 지하철.

 

그 무게와 힘을 온 몸으로 감당해내며

지하철을 멈추려는 스파이더맨.

 

그러나 거미줄은 점점 끊어지고 

스파이더맨의 힘이 풀리고 있었다.

 

설상가상 지하철은 방향을 잡지 못하고

끊어진 선로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고

 

이대로라면 스파이더맨 자신은 물론

그가 지키려하는 시민들도 모두 죽을 것이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의

간절한 기도때문이었을까

 

뉴욕 시민

"열차의 속도가 줄어들고 있어요!"

 

폭주하는 지하철은 점점

속도가 줄기 시작하였고

 

끊어진 선로를 넘어 강물에 

빠지려고하는 그 순간,

 

스파이더맨이 마지막 힘을 다해

지하철을 멈추면서

 

그렇게 지하철에 타고 있던 평범한

아빠, 아이, 누군가의 엄마는 모두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모두를 살리기 위해

사력을 다했던 스파이더맨은 

 

탈진하여 정신을 잃고 그대로

강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시민들이 스파이더맨의 몸을 받치며

그를 끌어올려주었고

 

안전한 뒤 칸으로 스파이더맨을

조심스럽게 옮겨주었다.

 

시민들을 지키기위해 수트가 찢어지도록

불가능에 맞선 스파이더맨.

 

이윽고 정신이 든 스파이더맨을 바라보고

있던 것은 다름아닌 시민들이었다.

 

뉴욕 시민

"그냥...젊은이에요"

 

뉴욕 시민

"제 아들보다도 어린..."

 

하지만 그때, 닥터 옥토퍼스가 지하철을 덮쳐

스파이더맨을 내놓으라고 소리치자

 

"그놈은 내거야!"

 

"스파이더맨에게 손대려면 나부터

쓰러뜨리시지"

 

이제는 뉴욕 시민들이 스파이더맨을

지키며 닥터 옥토퍼스에게 맞서기 시작한다.

 

그가 간절히 지키고자했던 시민들이

이제는 그를 지키는 순간

 

평범한 젊은이였던 스파이더맨은

비로소 히어로가 되었다.

 

 

 

 

 

 

   스파이더맨 탄생   

 

1962년, 마블 코믹스의 작가 '스탠 리

(Stan Lee)'는 한가지 고민에 빠졌다.

젊은 시절 스탠 리

 

바로 마블 코믹스에서 밀어주던

어메이징 판타지 시리즈가

어메이징 판타지 시리즈

 

고전을 면치 못하며 지지부진한

판매량을 넘어 폐간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마블 코믹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을 배경으로 미국의 영웅

 

'캡틴 아메리카'를 마블에 등장시키며

슈퍼 히어로 시대를 선도하던 회사였는데

 

전쟁이 끝나자 유행이 지나며

잠시 주춤하다가

 

냉전과 핵개발이 시작되던

1950~1960년대에 접어들자

 

핵물질과 방사능 위협을 주제로 하는

사이언스 판타지가 대유행하여

"달에서 쏘아올린 수소 폭탄이야!"

 

이를 기반으로 하는 SF나 호러물이 판을 치며

슈퍼 히어로 시대가 지났음을 알렸다.

 

슈퍼 히어로로 먹고 살던 마블이

서있을 자리가 없는 위기가 다가오자

 

마블은 새로운 변화점이 필요했고

이에 스탠 리도 깊은 고민에 잠긴 것이었다.

 

하지만 마블을 살리겠다고 슈퍼 히어로를

버리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수는 없었다.

 

슈퍼 히어로를 선도하던 마블이

슈퍼 히어로물을 버린다는 것은

1961년 출간된 판타스틱 4

 

마블의 아이덴티티를 버리는 위험한

도박수이자 팬들을 저버리는 길이었고

 

당장의 유행을 쫓느라 그저 그런

삼류 만화사로 남을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히어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시대를 따르는 변화가 필요해진 시기,

 

그러다 문득 스탠 리는 벽에 

붙어있는 모기를 발견하였다.

 

그러곤 짧은 순간에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스탠 리

"!"

 

바로 곤충을 이용한 새로운

히어로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그것도 그저그런 곤충이 아니라

기이한 외형과 습성을 가진 거미,

 

게다가 방사능에 피폭된 아주

치명적인 거미라면 어떨까?

 

그렇게 1962년, 마블의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히어로가 디자인되었으니

 

바로 첫 스파이더맨이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이 처음부터 

호평받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일단 거미를 모티브로 두었다는 것에

그 기괴한 외형이

 

독자들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다고

마블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고

 

심지어 이 능력을 조종하는 사람이

근육질 남성이나 지혜로운 성인이 아니라

 

어리고 경험없는 조무래기 10대

소년이라는 설정부터가 말이 안됬다.

 

그동안 슈퍼 히어로들의 이미지는

대게가 우람하고 든든한 성인 남성과

슈퍼맨 1938

 

섹시하고 저돌적인 여성 히어로가

등장하는 어른들의 세계였지만

원더우먼 1950

 

이제와서 고작 10대 소년이 주인공인

거미 히어로 작품이라니.

 

아이디어가 탁월하지도, 그렇게 매력적이지도,

딱히 흥미없는 히어로가 될게 뻔했지만

 

무슨 일인지 스탠 리는 스파이더맨이

아니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듯이

 

스파이더맨 아이디어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설득하였으며

 

심지어 마블 코믹스의 회장 마틴에게

사정 사정하면서까지 출판을 허락받았다.

 

반대하는 자들의 주장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들렸지만

 

스탠 리의 주장은 고집스럽고

현실성이 없어 보였다.

 

그렇게 그해 8월, 많은 불안과

걱정과 우려 속에

 

스파이더맨은 어메이징 판타지 15호

표지로 당당하게 첫모습을 드러냈다.

어메이징 판타지 15호

 

그리고 이러한 불안을 정면으로

깨부수듯 출판된 8월부터 12월,

 

5000부 정도의 잡지가 거의 다 팔리며

마블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고

 

다음 해인 1963년 3월,

성공적인 판매량과 인기에 힘입어

 

마블은 어메이징 판타지 시리즈의

일부에 불과했던 스파이더맨을

 

스파이더맨 단독 시리즈 연재로

결정하였는데

 

그 이름이 바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Amazing Spider-Man)'

 

전설의 신호탄이었다.

 

 

 

 

 

 

   은근 쎈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은 평범한 인간이었던

'피터 파커'라는 소년이

 

우연히 방사능에 피폭된 거미에게 물려

능력을 얻게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간과 거미의 능력을 합친

히어로라는 컨셉에 맞게

 

일반적인 인간이 구현할 수 없는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며

 

악당들이 난동을 부리는 뉴욕에서

사건을 누구보다 빠르게 해결한다.

 

먼저 스파이더맨의 힘은 설정상

매우매우 아주 강력하다.

 

거미는 자신의 몸무게의 

170배에 달하는 무게를 들어올리는데

 

스파이더맨도 이런 능력을 가진 탓인지

몇 톤짜리 자동차는 그냥 집어 던져버린다.

 

마블 코믹스에서 묘사하듯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도

 

곳곳에 스파이더맨의 힘이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암시해주는데

 

'스파이더맨 2'에서는 1000t짜리

폭주하는 지하철을

 

거미줄 장력과 자기 힘으로

막아내는 장면이 나오며

 

이와 유사하게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는

반쪽으로 대파된 여객선을

 

거미줄과 자기 힘으로 버티며

침몰하지 않게 시민들을 구한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는

타노스의 건틀렛을 벗기려고

 

아이언맨이 선물한 수트와 거미줄로

타노스의 힘을 버텨내는 장면도 나온다.

 

물론 타노스가 수면된 상태였지만

타노스가 워낙 밸런스 붕괴 개사기 빌런이라

 

인간으로서 이정도만 해도

아주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에서는 이정도지만 원작인

마블 코믹스에서는 훨씬 강했는데

 

스파이더맨의 힘을 넘는 존재는

헐크, 토르, 더 씽 같은

 

인간을 초월한 신급 존재뿐이라는

암묵적인 공식이 있을 정도였다.

 

스파이더맨은 거미의 힘뿐만 아니라

거미가 가진 모든 능력,

 

민첩성, 유연성, 스피드, 반응 감각,

반사 신경 등등 모든 것을 흡수한다.

 

일정 거리 내에서 발사된 총알을

피하는 것은 물론 손으로 잡아내기도하고

 

손 발에는 흡착 신경이 활성화 되어

벽을 기어다니고 메달려 있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거미줄을

자유자재로 쏘아대는 능력.

 

거미줄을 이용해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며

사건 현장에 빠르게 도착하거나

 

떨어지는 시민들을 거미줄로

안전하게 받아내고

 

적의 움직임을 포착해 거미줄로

적들을 묶어버리곤 무력화 시켜버린다.

그러다보니 이런 상황도 연출된다 (캡틴아메리카: 시빌워 중)

 

또한 기계 장치에 거미줄을 쏘아

무기를 망가뜨리는 것은 물론

 

적 추격, 암살, 도주 등 스파이더맨의

모든 능력을 가능하게 하는 최고 스킬이다.

 

물론 스파이더맨의 건강이나 상태에 따라

거미줄 성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기인 능력은 바로

'스파이더 센스'라는 감각 능력.

 

스파이더 센스는 마치 동물의 감각,

5감을 넘은 제 6의 감각처럼

 

과학적 설명에는 한계가 있는

초월적 감각을 가능하게 한다.

 

스파이더 센스는 일상적으로도

감각이 활성화 되어 있다가

 

스파이더맨이 위기에 처했거나 혹은,

위기에 처하기 전에 발동된다.

 

적이 있다는 감각이 느껴지면

순식간에 위기에 대응하게 해주고

 

기습 공격을 초월적인 반사 신경으로

피해버리고 반격까지 가하며

 

적이 숨어있는 곳을 찾아내고 적의

약점을 알아내며 적의 예상을 뛰어넘어 버린다.

 

거미줄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조준한대로

쏘는 것도 스파이더 센스의 일종이며

 

뉴욕 도심을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심지어 라디오 주파수를 탐지하기도 한다.

 

사냥감이 거미줄에 걸리는

미세한 진동을 감지해

 

순식간에 무섭게 덮쳐버리는 거미의

감각이 스파이더 센스의 모티브인데

 

원작인 마블 코믹스에서는

스파이더 센스가 발동될때

 

머리 위에 뭔가 찌르르 오는 듯한

번개 표시가 뜨는 재밌는 설정이 있으며

 

MCU에서는 스파이더맨의 털이

곤두서는 설정으로 묘사된다.

 

스파이더맨이 가진 동물적 능력을

가능하게 해주는 사기 능력으로

 

설명을 더 하자면 공기의 흐름을 읽는

바퀴벌레의 생존 감각,

 

인간이 느끼는 쎄한 느낌, 

일종의 극대화된 '촉'이라고 보면 된다.

 

스파이더맨이 전투시에는 이러한

능력들이 총동원된다.

 

풋내기에 불과한 스파이더맨이 강력한

악당들과 싸울 수 있는 것도 이 덕분으로

 

악당은 아니지만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서

근접 격투와 살상 무술의 최강자

 

캡틴 아메리카와 1:1로 맞붙어

꽤나 선전하기도 한다.

 

캡틴 아메리카

"배짱 하나는 두둑하네

어디에서 왔어?"

 

스파이더맨

"퀸즈요"

 

캡틴 아메리카

"(씨익 웃으며)난 브루클린이야"

 

스파이더맨의 능력은 강력하지만

특별하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앞으로도 이런 히어로가 또 만들어질까

싶을 정도로 컨셉이 확실한데

 

그러면서 절대 물러서지 않고

빌런들과 대적할 수 있는 힘이 있기에

 

사람들은 스파이더맨을 믿고

의지하며 더욱 좋아한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이 스파이더맨에게

남다른 매력을 느끼는 것에는

 

특별한 능력과 강력한 힘을 가진

히어로로서 스파이더맨 이전에

 

스파이더맨이 가진

아픈 과거, 실수 그리고

 

인간 피터 파커만이 고민하는

상처가 숨어있다.

 

 

 

 

 

 

   찐따 히어로   

 

피터 파커(Peter Parker),

갈색 머리를 가진 10대 소년.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메이 숙모에게

길러져 자라오면서

 

거미에게 물리며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되어 스파이더맨으로 활동한다.

 

악당들이 판을 치는 뉴욕에서

거미줄을 타고 날아다니며

 

사건을 해결하고 옳은 일을 구현하지만

피터 파커는 늘 불행하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학교에서는 왕따였으며

 

여자 앞에서는 쭈굴해지고

사건이 일어나면 패닉에 빠진다.

 

피터 파커

"언제 저녁에 점심 한번 먹자"

(지나가는 그웬에게 데이트 신청하며)

 

보통의 히어로들은 강력한 힘을 얻은 후

빌런들과 싸우면서 불행이 찾아오지만

 

스파이더맨은 먼저 불행이 찾아오고

빌런을 마주하며 더 큰 불행이 찾아온다.

 

그런 피터에게는 지켜야할 것이

너무나 많다.

 

자신을 자식처럼 키워준 메이 숙모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다해 싸우고

 

여자친구인 그웬을 지키기위해

죽을 위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스파이더맨으로서 

영웅적인 제스처를 취할때마다

 

피터 파커에게는 불행의 화살이

그대로 돌아온다.

 

악당들과 싸우고 망신창이가 되어도

수업을 빼먹었다는 이유로 낙제를 받았고

 

여자친구 그웬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을 때는

 

데이트를 하던 중 사건이 일어나면

그 자리에서 사라져 스파이더맨이 되지만

 

정작 그웬에게는 사고를 보고 

놀라 도망친 찌질남이 된다.

 

메이 숙모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스파이더맨이 되어 보호하지만

 

오히려 스파이더맨이라는 자신때문에

메이 숙모마저 저격당한다.

 

피터는 피터 파커인 자신과

스파이더맨으로서 자신을 지키려하지만

 

피터 파커로서의 삶과 스파이더맨의 삶,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하고

 

왜 자신에게는 늘 이런 식이냐며

한탄하는 클리셰로 이야기가 정리된다.

 

오죽하면 피터 파커의 불행을

뜻하는 밈인

 

'Parker's Luck (파커의 운수 좋은 날)'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

 

피터는 늘 생활고에 시달리며

꽤나 가난하게 생활한다.

 

스파이더맨으로 활동할 때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데

 

바로 피터가 스파이더맨으로 악당들을

물리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데일리 뷰글 신문사에 특종 사진으로

팔기 위해서이다.

 

빌런들과 싸우고 난 후에는 집으로 돌아와

스파이더 수트를 수선한다.

 

초기 스파이더 수트는 피터가 직접

손으로 만든 것이라

 

빌런들과 피터지게 싸우고 나면

여기저기가 찢어지고 헤져서

 

피곤하고 아픈 몸을 이끌고 다음 사건을

위해 한땀한땀 직접 수선해 고쳐입는다.

 

아이언맨이나 베트맨이라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이지만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이기에

애틋하게 이해가 된다.

 

영화에서도 피터의 가난함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피터의 등장 씬에는 고물 DVD 플레이어를

주워와 기분 좋아하는 장면이 있으며

 

피터의 책상에는 오래된 

애플 메킨토시 컴퓨터가 놓여있다.

 

토니 스타크

"오~ 빈티지 컴퓨터가 있네"

 

토니 스타크

"어디서 났어? 중고 가게? 구세군?"

 

피터 파커

"어..쓰레기통이요"

 

토니 스타크

"쓰레기통 뒤졌구나"

 

시빌워 당시 토니 스타크는 피터를

섭외할때 장학금을 핑계로 피터와 만났다.

 

피터 파커

"장학금이면 돈주는 그거... 맞죠?"

 

또한 영국의 영화 전문 잡지 '엠파이어'에서

발표한 슈퍼 히어로 재산 순위에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1000억 달러

(약 117조원)로 1위를 차지하였는데

 

스파이더맨은 전 재산이

0.5달러(약 580원)

 

과자 한봉지 값으로

당당히 꼴찌를 차지했다.

 

피터는 늘 혼자이다.

 

스파이더맨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올바른 일을 실현하기 위함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악당들의 

욕망과 맞써 싸워야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충돌과 대립,

증오와 죽음으로 이어진다.

 

스파이더맨이 되고자 한다면

이런 모든 일을 책임져야했으며

 

피터 자신뿐 아니라 피터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까지 위험해 빠질 수 밖에 없고

 

그래서 피터는 차라리 자신을 숨기고

외톨이가 되는 것을 선택하였다.

 

피터는 피터 파커로서의 삶에도

친구가 많지 않았지만

 

스파이더맨 히어로로서의 삶에는

더더욱 혼자이다.

 

피터가 자신의 정체에 대해 편집증적으로

강박하게 숨기는 것도

 

외톨이 중에 외톨이를 선택한

피터를 바라보면 이해가 된다.

 

물론 외톨이 히어로들은 히어로물 중에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지만

 

베트맨은 넓은 대저택과 풍족한 돈,

지혜롭고 친구같은 집사가 있으며

 

울버린과 엑스맨들도

외톨이 아싸들 뿐이지만

 

엑스맨 세계관 자체가 워낙

아웃사이더할 뿐더러

 

결말에는 이들 외톨이 아싸들이 모여

각자의 상처를 이해하고

 

친구로써, 동료로써 서로의

힘이 되어준다.

 

아이언맨이나 토르같이 부와 권력으로

똘똘 뭉친 인싸들은 논외.

 

하지만 늘 인정받고 싶어하고

사랑에 목말라하는 피터에게는

 

외톨이라는 현실은 자신의 선택이 아닌

환경에 치인 억울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피터가 스파이더맨이 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유명 TV 쇼 '클린턴 킹 쇼'에

출연하여 마음껏 스타가 되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들이 피터가 10대인

나이에 이루어진 것이 문제였다.

 

다른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조차

마음대로 제어가 안되고

 

히어로뿐만 아니라 무언가 계속해서

혼란해하고 결핍한 모습을 보이면서

 

친구도 놓치고 이성 관계도

실패하는 미성숙한 찐따 히어로.

 

10대라는 자아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

피터에게 스파이더맨은 저주였을까?

 

그리고 이런 피터의 고민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지만

 

어느 새 우리가 피터 파커에게 더욱

집중하며 응원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큰 힘과 큰 책임   

 

불안정한 환경과 미성숙한 자아에

휩싸인 스파이더맨.

 

툭하면 어리다고 무시당하기 일쑤고

한가닥하는 히어로 선배들에게 치이며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의심과

자격지심에 괴로워한다.

 

토니 스타크

"그래 니가 그 '스파이더링' 이지"

 

토니 스타크

"범죄와 싸우는 스파이더...

스파이더보이?"

 

피터 파커

"...스파이더맨 이에요"

 

토니 스타크

"맨은 무슨 꼬맹이가"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중)

 

다른 히어로들에게는 찾아 보기 힘든

가혹하고 어린 현실에

 

스파이더맨이라는 히어로는

마블의 불행의 아이콘이 되었다.

 

스파이더맨의 첫번째 트라우마는

자신이 놓친 강도에 의해

 

자신을 키워준 삼촌 벤 파커가

강도의 총에 맞아 죽은 것이 첫째고

 

두번째 트라우마는 그린 고블린과의

싸우는 도중

 

사랑하는 여자친구 그웬 스테이시가 

타워에서 떨어져 사망한 것,

 

그리고 세번째 트라우마는 뉴 고블린으로

변한 가장 소중한 친구

 

해리 오스본과 싸우다 결국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간 트라우마이다.

해리 오스본의 죽음

 

트라우마들은 스파이더맨 스스로를 저주하며

피터 파커 자신을 무너뜨렸고

 

몇번이나 스파이더맨을 버리겠다고

슬퍼하며 끝내 버리기도 한다.

 

가혹하리만큼 혹독한 스파이더맨의

현실은 암울하고 슬픔이 맺혀있지만

 

사실 스탠 리가 스파이더맨이라는

히어로를 디자인할 때 

 

스파이더맨에게 가장 특별하게

다른 점을 부여하였는데

 

바로 결핍과 불행이다.

 

스파이더맨은 처음부터 결핍하게

설계된 캐릭터이다.

 

친구도, 돈도, 명예도 모두 결핍한

어린 10대 히어로.

 

스파이더맨은 결핍때문에 반드시

실수를 저지르며 불행해지고

 

그런 스파이더맨이 불행해질때면

독자들에게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힘과 권력을 쥐고 빌런들을 대적하는

기타 히어로들과는 다른 모습인데

 

스파이더맨은 슈퍼 히어로라는

만화라는 틀 안에서도

 

인간으로서 저지를 수 있는 실수,

인간이 보여주는 불행과 결핍을 담으며

 

만화적 상상이 가득한 히어로물 중에서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냈다.

 

피터가 스파이더맨 수트를 입던 벗던

다르지 않게 고생하며 가난에 시달리고

 

길거리에서 구르고 깨져도 다음 날

학교에 가야하는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한다.

 

스파이더맨이라는 히어로도

우리와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우리와 똑같은 환경에 같은 행동,

친구도 없이 무언가 결핍하게 살아간다면

 

독자들에게 스파이더맨은 나를 구하는

히어로가 아니라

 

나를 히어로로 만들어줄 수 있는

친구가 된다.

 

바로 이것이 스파이더맨을 읽은

10대 독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10대들 중에 소위 찐따라고 불리는

아웃사이더, 너드(Nerd)한 독자들에게

 

스파이더맨은 자신을 투영시키며

더욱 결핍한 공감대를 만들었고

 

부서지고 터지는 히어로물에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준 것이다.

 

이전에 히어로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은

 

히어로들의 직장 생활이나

연인 관계 정도에 불과했지만

아이언맨 베트맨 슈퍼맨 직장인 ver.

 

스파이더맨은 인간 자체에 집중하여

피터 파커의 삶도 궁금해지게 만든다.

 

히어로물을 볼때 빨리 빌런들과

치고 박고 싸우며

 

건물이 박살나는 액션 쾌감을

느끼고 싶어 책장을 빨리 넘기지만

 

스파이더맨은 피터 파커의

일상과 결핍, 실수를 비춰주며

 

그의 삶을 정독해주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아이언맨과 베트맨은 부자들이 보여주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바탕이 되며

 

슈퍼맨과 헐크는 평범해보이는 직장인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준다.

 

엑스맨은 아웃사이더들의 힘과

고통받는 이야기를 담았다면

 

토르는 아스가르드에서 펼쳐지는

전설같은 권력 승계 싸움이 배경이 된다.

 

이 모든 이야기는 물론 재미있겠지만

오직 히어로들을 위한 무대이지

 

독자들을 위한 공감이나 소통,

독자 그 자체를 투영하기에 무리가 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은 히어로로서

영웅 이야기뿐만 아니라

 

피터 파커의 결핍함을 통해

공감대를 만든다는 점에서

 

기타 히어로가 구현할 수 없는 매력을

만들어내는 것을 가능하게한다.

 

그것도 질풍노도의 10대

어린 히어로가 말이다.

 

스파이더맨은 수 많은 도전에 마주하고

그것을 어떻게든 극복해낸다.

 

도전에 직면할 때면 어린 피터는

어벤져스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가끔은 조언과 꾸중을 들으며

히어로로서 한 발자국 더 성장해가는데

 

'스파이더맨: 홈커밍'에도 토니 스타크와

피터의 이러한 고민이 잘 드러난다.

 

토니 스타크

"내가 분명 이 일은 

신경끊으라고 했을텐데"

 

토니 스타크

"비싼 수트 해킹해서 멋대로 굴고

내가 하지 말라는 한가지를 했어"

 

피터 파커

"제 책임이라고요?"

 

피터 파커

"그 무기들 위험하다고 말해도

무시했잖아요"

 

피터 파커

"제 말 들으셨으면

이런 일도 없었어요!"

 

토니 스타크

"난 널 믿었어"

 

토니 스타크

"널 믿어준 건 나 하나였는데

14살짜리 영입했다고 미쳤다는 소리만 들었지"

 

토니 스타크

"오늘 누가 죽었으면?"

네 책임이니까 기분이 달랐겠지"

 

토니 스타크

"네가 죽었으면...

내 잘못으로 생각했을 거야"

 

피터 파커

"죄송해요..."

 

피터 파커

"저는 스타크 당신처럼 되고 싶었어요"

 

토니 스타크

"난 네가 나보다 낫길 바랐다"

(I wanted you to be better)

 

토니 스타크

"이제 알았으니 수트는 가져가마"

 

피터 파커

"안돼요, 제발 전 수트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토니 스타크

"수트 없이 아무것도 아니면

더욱 가지면 안돼"

(If you're nothing without the suit

then you shouldn't have it)

 

토니 스타크

"후...우리 아버지처럼 얘기하고 있네"

 

그러면서 피터는 점차 스파이더맨의

자신과 피터로서의 자신을 회복하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피터와 스파이더맨에게

평생의 조언이 되줄 한마디가 완성된다.

 

'큰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이 말이 있기까지 피터는 많은 고통을

참고 많은 인내를 견뎌야 했다.

 

그리고 이 말이 더욱 가치있는 것은

스파이더맨의 단순한 대사를 넘어

 

스파이더맨이 실제로 극복해나가며

책임감과 강한 의지를 배우고

 

피터 파커 자신과 함께 응원한

독자들과 팬들이 있기에

 

스파이더맨은 비로소 영웅으로,

히어로가 될 수 있음이다.

 

영화 홈커밍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죽어갈 때

 

피터가 스파이더맨에게

독백했던 것처럼 말이다.

 

피터 파커

"힘내 피터, 힘내 스파이더맨,

힘내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이 불행해지면 독자들은

다음에는 피터가 괜찮기를 바라게 되며

 

피터에게 아주 작은 행복이 찾아오면

독자들도 함께 행복해진다.

 

이런 마법이 가능한 이유도

그것이 스파이더맨이기 때문아닐까.

 

 

 

 

 

 

   친절한 이웃   

 

지구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들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이 있고

 

그 힘을 악에 맞서 싸우는데 사용하며

존경과 명예를 얻는다.

 

상상할 수 없는 빌런들과 마주하고

불가능한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히어로들은

 

그 시도만으로도 가슴이 웅장해지고

우리는 히어로들을 우러러본다.

 

스파이더맨 역시 특별한 능력을

바탕으로 빌런과 싸우고

 

정의를 구현하지만 스파이더맨이 

보여주는 실수, 가난, 자책을 통해

 

우리는 스파이더맨과 더 깊이 공감하며

히어로 중에 유일하게

 

같은 눈높이에서 스파이더맨을

바라본다.

 

또한 메이 숙모를 향한 절대적인

믿음과 헌신,

 

주변인들을 사랑하는 피터의 작중 행적은

많은 이들을 감동시키기 충분하며

 

절대 포기하지 않고 물러서지도 않으면서

홀로 큰 책임을 지는 모습은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히어로

그 이상의 깨달음을 준다.

 

울버린

"스파이더맨은 가장 강한 녀석도,

가장 빠른 녀석도 아니지만"

 

울버린

"그 녀석은 판타스틱 4부터 헐크까지

별 놈들이랑 다 싸워봤고"

 

울버린

"그 중에 어느 한 놈도 이 벌레같은

녀석을 잡지 못했어"

 

울버린

"이 녀석은 언제나 이기는 방법을

찾아낸다고"

(He always finds the way to win)

 

울버린

"언제나"

(always)

 

미성숙하고 혼란을 겪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에 우리는 친밀함을 느끼고

 

스파이더맨이 그러하듯 우리도 

스파이더맨에게

 

히어로지만 실수해도 괜칞다고

위로해주며 응원해준다.

 

실패해도 언제나 방법을 찾고 강한 의지와

책임감 하나로 뭉친 패기 넘치는 히어로.

 

그렇기에 스파이더맨의 별명인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은

 

결코 헛되지도, 결코 과분하지도 않은

담긴 의미 그대로의 별명인 것이다.

 

스파이더맨 1~3편까지 흥행 수익은

25억 달러(약 2조 9000억원)

 

역대급 블록버스터 영화 

흥행 기록을 세웠으며

 

2002년 스파이더맨 1이

처음 개봉한 이래

 

지금까지 100편이 넘는 스파이더맨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었다.

역대 스파이더맨

 

인터넷 영화 데이터 베이스(IMDB)

등록된 스파이더맨 관련 작품만 212편,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마블 팬들이 꼽은 최고의 마블

히어로 100위 중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하였다.

 

스파이더맨을 기억하는

아버지 세대가

 

아들의 손을 잡고 영화관을 찾는

기억의 세대가 돌아온 것이다.

 

실수하도록 만들어진

스파이더맨.

 

그리고 스파이더맨의 아버지 스탠 리가

죽을 때까지 사랑한 단 하나의 히어로.

 

불행과 불운을 안고 남모를 아픔과

큰 책임감을 지니고 있기에

 

그가 빌딩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일탈 할 때 우리는 더 큰 쾌감을 느낀다.

 

정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아닐 수가 없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