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포비아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는 역사상
3번째로 펜데믹을 선포하였다.
그 원인은 바로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률 60%, 치사율 2.6% 현재까지
확진자 1억7400만명, 사망자 375만명.
세계 기구가 들어선 이후 가장 최악의
바이러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최초 발원지였던 중국 우한은 도시를
아예 폐쇄시키는 초강수를 두었는데도
바이러스가 아시아, 중동, 유럽, 아메리카
세계 각지로 뻗어나가자
해외 출국 금지, 해외 입국자 격리 등 세계화 시대에
세계를 닫아야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데도 속수무책이었다.
인류 문명의 첨병이라 자랑하던 유럽의
아름다운 도시는 중국처럼 폐쇄되었으며
의료 시스템은 붕괴되고 행정은 마비되며
공권력은 강제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두려워하는 시기를 지나고있음에도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뉴스가
각지에서 들려왔다.
바로 서양에서 벌어진 마스크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
마스크는 자신들의 숨 쉴 권리를
침해하며
심지어 마스크 회사와 백신 회사가 짜고
코로나라는 사기극을 벌인다고 주장하였다.
"마스크 OUT!!"
동양인들은 순순하게
마스크를 쓰는데
왜 서양인들은 죽도록
마스크를 거부하는 것일까?
동양과 서양에는 우리가 모르는
남모를 차이점이 있는 것일까?
무엇이 그들에게 마스크 혐오,
마스크 포비아를 심어주었을까?
동양과 서양
미국의 저명한 사회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제시하였다.
'가운데의 꽃은 A집단과 B집단 중
어느 집단에 가장 잘 어울릴까?'
"음..."
실험의 결과는 흥미로웠다.
동양인과 서양인을 비교해서
분석해 보았을때
동양인 90%가 가운데 꽃은 A 집단에
잘 어울릴 것이라고 답했고
서양인 90%는 가운데 꽃이 B집단에
잘 어울릴 것이라고 답했다.
"어떻게 이렇게 차이가 큰것임?"
A집단과 B집단의 차이는
간단하다.
A집단은 꽃잎이 둥근 꽃들이 많고
줄기가 휘어져있는데
B집단은 꽃잎이 뾰족한 꽃들이 많고
줄기가 직선이다.
"이제보니 그렇네?"
그런데 가운데 꽃은 꽃잎의 모양은
둥근데 줄기는 직선이다.
동양인들은 꽃잎의 모양에
집중했다.
간단히 말해 꽃의 생김새가 과연 어떤 집단에
잘 어울릴지를 먼저 생각한 것이다.
서양인들은 줄기의 모양에
집중했다.
먼저 집단의 공통점을 보고 꽃이 가진
공통적인 특성을 생각한 것이다.
즉, 동양인들은 그 꽃이 주변 꽃들과
얼마나 잘 어울릴지를 판단한 것이며
서양인들은 그 꽃이 주변 꽃들과
얼마나 공통적인지를 판단한 것이다.
동양인들은 '관계'에 집중하는 한편,
서양인들은 '사물'에 집중한 것이다.
리처드 니스벳(사회 심리학자)
"동양인들은 세상을 관계로 파악하고"
리처드 니스벳(사회 심리학자)
"서양인들은 범주로 묶을 수 있는
사물로 파악한다"
리처드 니스벳(사회 심리학자)
"세상을 이해하는데 있어 나타나는
동양과 서양의 차이에는"
리처드 니스벳(사회 심리학자)
"언어와 문화 또한 일정한 역할을 한다"
간단한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이렇게 확연한 차이가 보이는 것은
동양과 서양 사이에 분명 문화적,
사회적 특성에도 차이가 있음을 암시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과연
어떤 차이점을 말하는 것일까?
눈과 입
당신은 깜깜한 밤에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물체가 당신 앞에
확 나타났다고 생각해보자.
깜짝놀란 당신은 가장 먼저
무엇을 생각할까?
"아 깜짝이야"
"사람인가? 뭐지?"
그렇다. 당신은 아마 높은 확률로 일단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고 할 것이다.
"일단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아야
내가 할 다음 행동을 결정할테니까"
그런데 우리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구별할까?
"엥?"
인간이 사물을 판단할때는 가장 먼저
최초로 떠올리는 것은
얼굴이 있느냐 없느냐 이다.
얼굴이 있는 존재와
얼굴이 없는 존재.
이것은 아마 원시의 인류로부터 비롯된
본능적인 행동이 아닐까하는 추측이 있는데
"넌 나처럼 얼굴이 있네?
넌 사람"
"넌 얼굴이 있긴한데 이빨이 왤케 흉악해?
넌 맹수"
"넌 얼굴이 뭐니? 넌 식물"
얼굴은 인간이 구별가능한 가장
특징적인 신체이면서
눈, 코, 입을 비롯한 신체의 결정적
정보를 한 곳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얼굴만 봐도 옆사람이 뭘할지 알 수 있달까?
그리고 인간의 뇌는 놀랍게도
얼굴이 있는지 없는지만 분석하는
최고로 발달된 전문적인
뇌 영역이 있는데
바로 뇌에 있는 '방추상회'이다.
방추상회는 모든 사물에
얼굴이 있고 없고 또는,
얼굴을 읽고 정보를 판단하며 얼굴만을
보기위해 발달한 뇌의 영역이다.
그렇기때문에 방추상회는 얼굴 중 가장 많은
정보를 담고있는 눈과 입만 본다.
방추상회
"눈...입...어딨니...어떻게 생겼니..."
방추상회
"이상하게 생겼네 넌 사람아님"
그리고 방추상회가 최초로 판단하는 것은 눈 입처럼
구멍이 세개가 있는지를 먼저 본다.
방추상회
"구멍...구멍을 보자!"
때문에 우리가 야자수 열매를 보고
사람 얼굴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자동차 앞부분을 보고 사람의
표정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방추상회가 도출한 당연한
데이터값이자 결과인 것이다.
원시 유물들이 야리꾸리한 사람 얼굴처럼
느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방추상회가 얼굴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이유는
얼굴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인간의 행동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얼굴이 있다고 인식하면
사회적 관계를 맺으려하고
"안녕?"
얼굴이 없다고 인식하면 사물로 인식해
사물처럼 다룬다.
"뭐야 이건"
때문에 우리가 눈과 입이 달린 캐릭터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반대로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캐릭터를 만들려한다면
약속이라도 한듯 전부 다
눈과 입을 달아놓는다.
그렇다면 눈과 입중에 하나가 없으면
우리는 어떻게 인식할까?
눈과 입중에 우리는 무엇을
더 중요하게 인식할까?
동양과 서양과 눈과 입
동양인의 세계는 '관계'이다.
우주 만물은 각자 혼자 생겨나는 법이 없고
높은 곳이 있으면 낮은 곳이 생기기에
산이 있어 광활한 평야가 펼쳐지고
산을 따라 물이 유하게 흐른다.
사람 역시 이러한 우주 만물 법칙을
따르는 '소우주(小宇宙)'이며
생명 또한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에
생명의 원리는 '순환'이다.
주역
"시작에 근원하고 끝으로 돌아가니, 그러므로 죽음과
삶에 대한 말씀을 알겠다"
우파니샤드(힌두교 문헌)
"음식에서 생물들이 생겨났다. 땅에서 사는 생물은
어떤 것이든 생겨나는 대로 음식에 의지해 사니"
우파니샤드(힌두교 문헌)
"다시 삶이 끝날 때 음식에 돌아가 잠기노라"
부처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다
(생사불이 生死不二)"
순환하는 우주 만물은 각자의 역할에 따라
버릴 구석없이 모두 쓰임과 움직임이 있고
그 움직임은 모두 '기(氣)'에 근원하니
그것이 세상의 '이치(理致)'라고 여겼다.
그리고 기(氣)는 소멸하지 않으며 개체적 소멸은
죽음이라고 불리는 또 하나의 이치(理致)라고 여겼다.
율곡 이이
"죽음으로 혼기는 하늘에 오르고 정백은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 기(氣)가 흩어지는 것이다"
율곡 이이
"그 기는 흩어지지만 갑자기
소멸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달과 태양, 지구의 사이는
기로 채워져있으며
행성의 순환은 곧 기의 움직임이 되어
자연으로 우리가 관찰할 수 있다고 여겼다.
밀물과 썰물, 조수간만의 차이는 달과 지구의
기의 움직임이라고 생각했으며
조상들은 일찍부터 달의 인력때문에
밀물과 썰물이 생김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모든 만물이 이치로 맺어있는
동양의 세계는 집단적이며 관계적이다.
집단과 관계를 오래 전부터 중요하게
여기던 동양 세계는
그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정도의
의사소통이면 충분하다.
때문에 동양의 의사소통은 기본적으로
상황적, 맥락적으로
타인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해
소통하는 것에 매우 익숙하다.
그러니 주절주절 말을 마구
늘어놓는 것보다
함축적이고 간접적인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주는 것이 중요해지는데
술잔이 비어있으면 묻지 않아도
술을 따라주는 예의,
타인이 불편함을 느끼기전에 미리
적당히 썰려 요리되는 고기.
상대가 기분나쁘지 않도록 진심을
숨기고 대화하는 의사소통 방식.
타인을 의식하며 행동하는 소위
'눈치있는' 행위들 모두.
동양의 세계에서는 예의라고 불리며
당연한 도리로 여겨진다.
관계를 위해 함축적이고 간접적으로 소통하려면
상대의 진심과 의중을 파악해야한다.
때문에 상대가 괜찮다고 말하는 입보다
상대적으로 감정을 조절하기 힘든
눈이 동양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은
결코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눈치있게 사는 것.
이것이 동양 세계에서
살아가는 방법이다.
조조가 보낸 빈 그릇을 보고
자결한 순욱처럼 말이다.
서양의 세계는 '사물'이다.
식물이 있고 동물이 있고 자연이 있을때
각각의 것들은 일정한 현상을 관찰 할 수 있다.
동물이 식물을 먹고 동물이 썩자
그 사체에서 식물이 자라나는 것은
이 둘이 어떤 특별한 관계인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적인 '현상'으로 여겼다.
중요한 것은 동물이 왜 식물을 먹는지
식물은 어떻게 사체에서 자라나는지처럼
각각의 현상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물' 그 자체와 존재 여부이다.
아리스토텔레스
"개체야말로 진정한 실체이다"
데카르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프랜시스 베이컨
"보이는 것이 믿는 것"
그렇기에 존재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나면
관찰할 수 없으니 설명이 불가능해진다.
밀물과 썰물, 조수간만의 차이처럼
보이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면
1687년 뉴턴이 만유인력 법칙을
소개하기 전까지
신의 뜻이라고 말하는 것외에는
도무지 설명할 수가 없는 것이다.
사물을 직접 보고 듣고 관찰하는 것이
중요한 서양 세계는
사물의 존재 여부와 그것을 보는
나의 존재가 가장 중요해지면서
서양 세계는 개인적이고 직관적이며
독립적이게 된다.
자신이 알아서 필요한 만큼
술을 퍼먹는 행위.
타인이 취향껏 고기를 썰어먹도록
큼직하게 나오는 스테이크.
군주와 계약된 기간만큼 돈을 받고
충성하는 기사들의 쌍무적 계약관계.
자신의 표정과 말을 표현하는 데 가감없는
의사소통 문화 등.
서양 세계에서는 당연하게 지켜질
예의이자 권리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존재를 오래 전부터
중요하게 여기던 서양 세계는
그 개인의 존재를 설명할 정도의
의사소통이면 충분하다.
때문에 서양의 의사소통은 직관적으로
지식을 전달함에 매우 익숙한데
직관적이고 명확한 정보를 말해주고
진심을 내뱉는
입이 서양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동양의 관점에서는 융통성이 없어보이지만
있는 그대로 보는 것.
이것이 서양 세계에서
살아가는 방법이다.
남이 뭐라하든 이 아이가 행복해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같은 얼굴을 보더라도 동양인의
방추상회는
눈을 중요하게 보도록
발달하였으며
반면 서양인의 방추상회는
입을 중요하게 보도록 발달하였다.
때문에 우리는 웃는 이모티콘을 쓸때
눈웃음을 그리지만
서양에서는 입이 방긋 웃는
입웃음을 그린다.
표정을 짓는 다양한 이모티콘을 보아도
눈과 입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영웅과 악당은 마스크를 쓴다
한때 시대를 대유행했던
일본의 캐릭터 헬로키티.
짧은 팔다리와 아기 고양이가 떠오르는
귀여운 외모덕분에
아시아 국가 사이에서 헬로키티 열풍을
불러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일본
"대박쳤다"
일본
"이대로 유럽, 미국 진출 가즈아"
서양에서는 반응이 냉담했다.
일본
"엥?"
이유는 간단했는데 바로 헬로키티에게는
입이 없다는 것이었다.
일본
"??아니 뭔소리래"
"당연한거아님?"
일본
"뭐가 당연해"
"입이 없으니까 헬로키티가 뭐하는지도
모르겠고 친밀감이 안생김"
일본
"!!"
그정도로 서양에서는 입이 없는
캐릭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왜냐하면 서양인들의 방추상회는 입을
가장 중요하게 보도록 발달하여서
서양에서 입이 없거나
가리는 것은
주로 불량배나 악당들 짓거리라는
인식이 강하게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통한 대중매체에서도 이러한
인식이 그대로 그러난다.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는 베인은
흉측한 마스크를 끼고
숨을 쉴때마다
쇳소리가 나는 잔인무도한
악당으로 등장한다.
영화 '매드맥스'에 악당으로 등장하는
임모탈 조역시 마스크를 끼고 있으며,
캡틴아메리카에 악당으로 등장하는
윈터솔져,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역시
입을 가린채 등장한다.
서양에서 마스크란 위압감을 주는
악당들의 비겁한 수단일 뿐이다.
하지만 베인과 맞서는
고담의 히어로 베트맨은
눈을 가릴지언정
입을 가리지 않는다.
베트맨 뿐만 아니라 서양세계의
히어로들은 마찬가지이다.
시뇨르 조로,
울버린,
인크레더블,
로보캅,
플래시,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
악당들에게 맞서 세상을 구하는 우리의
히어로들은 결코 마스크를 쓰는 법이 없다.
대적할 수 없는 악당들과 싸우며
자신의 소신을 외치고
정의를 말해야하기에 입을
가릴수가 없는 것이다.
반면에 동양의 히어로들은 마스크로
입을 가리는것을 꺼려하지 않는다.
일지매,
이시카와 고에몬(일본 의적)
전우치, 홍길동 등.
민중을 핍박하는 권력자들에게 맞서 싸워
민중의 울분을 풀어주고
정체를 감추면서 권선징악(勸善懲惡)을 행하기위해
마스크로 입을 가려야하는 것이다.
이렇듯 마스크 하나에도 동양과 서양의
관점은 극명하게 갈린다.
그렇다면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가
셧다운된 시기에도
서양에서는 오히려 마스크 반대운동이
벌어진 것이 이해가된다.
서양에서 마스크를 쓴다는 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자
스스로를 정체불명의 낭인으로
찍어버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양에서 마스크를 쓴다는 것은
예방의 목적으로 마스크를 쓴것이 아닌
이미 병에 걸려 아픈데 전파를 막기위해
격리하는 수단으로 생각한다.
동양인
"나때문에 바이러스가 퍼질수 있으니
마스크를 써야겠어"
서양인
"마스크를 쓸 정도로 아픈데 왜
거리로 나옴?"
그러니 마스크 혐오, 마스크 포비아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렬의 시기를 겪으며 동양인은 서양인이
이해가 되지 않고
서양인은 동양인을 이해못하며
서로를 증오하기도하였다.
하지만 이해의 출발은 작은 인정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잊지말자.
누가 영웅이고 누가 악당이면
어떠한가.
우리가 보는 세상은
우리가 결정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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