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 서다
모든 상황이 루치아노에게 불리했다.
듀이는 루치아노의 매춘 마담까지
법정에 세워 증언하게 했고
범죄 규모가 조직적이며 그 꼭대기에는
루치아노가 있음을 낱낱히 밝혔다.
루치아노도 지지않고 연방 검사 출신
변호사를 고용하며 재판에 맞섰다.
루치아노
“이대로는 안되겠어 마지막 증언은
내가 직접하도록 하지”
변호사
“안됩니다 검사들은 당신이 조금이라도
말실수를 하면 어떻게든 물고 늘어질겁니다”
루치아노
“괜찮아 매춘 마담이든 동업자든
전부 모르는 사람이라고 부인하면돼”
변호사
“그래도 피고인 입장으로 직접 증언하는건
너무 위험합니다 차라리 다음에...”
루치아노
“괜찮아 걱정말게”
하지만 이것이 루치아노의 가장
큰 실수였다.
듀이는 루치아노를 몰아붙이며 1920년부터
현재까지 일정한 직업이 없음에도
루치아노가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는 점을
루치아노 스스로 인정하게 만들었다.
토마스 듀이
“증인은 시카고의 알 카포네와
아는 사이입니까?”
루치아노
“알 카포네가 누구입니까?
전혀 모르는 사이입니다”
토마스 듀이
“증인은 위증을 하고있습니다!”
토마스 듀이
“증인이 뉴욕에 있을 당시 윌돌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알 카포네와 통화한 기록이 있습니다”
토마스 듀이
“증인은 모르는 사람끼리
사적인 통화를 오래 합니까?”
토마스 듀이
"게다가 루치아노가 머물렀던
윌돌프 아스토리아 호텔은"
토마스 듀이
"아칸소 주에서 알아주는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이지만"
토마스 듀이
"신기하게도 루치아노는 아무런
직업이나 소득없이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토마스 듀이
"과연 그 엄청난 돈은 어디서
나왔겠습니까?"
루치아노
“...”
듀이는 이밖에도 총 62가지 혐의를 들이밀며
루치아노를 압박하였고
결국 1936년 6월 7일, 배심원 12명 중 11명이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루치아노에게 징역 50년이 선고되었다.
루치아노
“!”
루치아노
“잠깐만 강제 매춘 혐의치고는 형량이 너무
무거운것 같은데;;”
강제 매춘치고는 형량이 매우 무거웠지만
루치아노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루치아노를 잡아놓고 본보기를 보여야 그만큼
듀이의 명성이 더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루치아노는 재판에서 이기는 것을 예상하고
6월 18일에 있을 복싱 경기를 보기위해
양키즈 스타디움 링사이드 좌석을 한블럭
예매했지만 눈물을 머금고 티켓을 취소해야했다.
“사실 루치아노는 재판중에도 충분히
외국으로 도망칠 수도 있었지만”
“마피아 보스로써 자기 기반을 모두 버리고
외국으로 도피하는 것보다”
“차라리 감옥 안에서 조직을 관리하는게
낫다고 판단해서 도망가지 않았지”
루치아노는 감옥에서 면회를 핑계로 부하들과
접촉해 항소심을 준비하며 이를 갈았다.
그동안 쌓아온 자신의 모든 것을 비춰보면
결코 이대로 죽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누가 더 간절한가
루치아노는 면회를 온 부하들과 이탈리아
사투리로 대화를 하며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항소심에서 이기기위해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는데
바로 1심에서 결정적인 증언을 했던
증인들을 찾아 증언 번복시키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증인들이 재판 후에 도대체
어디갔는지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날짜는 다가오고
그런데도 아무러 진척이 없자
루치아노는 변호사가 찾아 올 때마다
도대체 하는게 뭐냐고 화를 냈다.
그런데 1938년 말일이 되자
드디어 희망이 생겼다.
토마스 듀이의 조수 사무실에 칩입한
루치아노의 부하가
서류 뭉치에서 편지를 한 다발
발견하였는데
놀랍게도 그 편지는 재판에서 증언을 했던
증인들이 듀이에게 보낸 편지였다.
내용인 즉, 듀이가 모든
여행 경비를 책임지기로 하고
증인들은 프랑스로
몸을 숨겼는데
프랑스 생활이 너무 힘들고 경비도 모자르니
불만이 아주 많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만약 돈을 더 보내지 않는다면 증인들은
듀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할지도 모르다고
약간의 협박성 메세지도
담겨 있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듀이가
재판 전부터 증인들을 만나며
증언 청탁을 빌미로 모종의 거래를
하였다는 것이고
이는 재판 결과를 뒤엎을 만한 확실한
증거가 될 것이었다.
소식을 들은 루치아노는 즉시 프랑스로
사람을 보내 증인들을 만나게 하였다.
그리고 이들로부터 토마스 듀이의 강압에
못이겨 1심에서 거짓 증언을 하였다는 말과
프랑스 여행, 검찰의 보호를 빌미로
증언 청탁을 받았다는 말,
항소심이 일어나면 루치아노의 편에서
증언하겠다는 서약도 받았다.
희망이 확실해지자 루치아노는 크게 고무되어
대법원에 곧바로 항소심을 신청하였다.
이제 감옥에서 나올 날만 기다리며
자잘한 재판 준비만 마치면 됬는데
결과는 항소심 기각.
루치아노
"에?"
대법원은 루치아노 사건을 예의주시하며
루치아노가 어떤 인물인지 잘알고 있었고
그가 사회로 풀려나면 어떤 파장이
발생 할지도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어떤 이유가 되든 항소심은 안되고
그냥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을 살게 한 것이다.
루치아노는 순간 잘못들은 줄 알았으나
모든 것이 사실이었다.
루치아노
"하..."
비슷한 시기, 루치아노를 감옥에 넣은
토마스 듀이의 인기는 하늘로 솟구쳤다.
엄청난 명성을 얻고 원하던 인기까지 얻었으니
남은 건 선거에서 승리.
자신있게 1938년 뉴욕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도전하여 더 큰 야망을 꿈꾸었지만
결과는 민주당 후보 하버트 리먼에게
패배하였다.
토마스 듀이
“하...”
선거 패배로 듀이는 크게 낙담하여
그동안 쌓은 노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루치아노 구속도 주지사 선거가 끝나면
대중들에게 잊혀질 것이 분명했고
이제 재판 승리도 아무 의미가 없어진 채
그저 검사 토마스 듀이로 남아야했으니 말이다.
1938년은 두 사람 모두에게 승리도
반전도 없는 차가운 해일 뿐이었다.
머리 위에 머리
듀이의 선거 패배 소식은
마피아에게도 전해졌다.
"잘됐네"
"십년 묵은 체중이 쑥 내려간다 "
"그러게 우릴 왜 건드림"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 않을 수 없었다.
토마스 듀이
"그래...내가 부족한 탓이지 뭐"
토마스 듀이
"그러면 앞으로는...."
토마스 듀이
"다음 선거를 반드시 이기기위해서
마피아를 더 확실하게 잡아 넣겠습니다"
"???"
"그만해 미친놈아"
듀이는 다음 주지사 선거가 있을 때까지
마피아를 더 잡아야겠다고 생각하였다.
한편 루치아노 구속으로 혼란을 겪던
마피아는 살인 회사 실무자
'루이스 부챌터 (Louis Buchalter)'를
중심으로 다시 권력이 모였다.
루치아노가 없는 틈에 부챌터는
마피아의 실권을 쥐고
살인회사를 개인적인 일처리용으로
남용하며 권력을 키웠다.
그리고 듀이는 사실상 보스로 떠오른
루이스 부챌터를 다음 타겟으로 고정하였다.
사실 듀이와 부챌터는 이전부터
서로를 알고 있었다.
루이스 부챌터는 1936년부터 갈취, 위협,
염산 및 폭발물 공격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는데
이 사건도 토마스 듀이가 맡아
부챌터를 수사한 것이다.
당시 수사 끝에 부챌터는 1936년 11월 12일,
징역 2년과 벌금 1만 달러를 선고받았다.
부챌터는 항소하여 보석금을 신청해
이 위기를 빠져나가려하였고
자신의 보석금을 책정해 줄 판사
'마틴 메튼'이었다.
토마스 듀이
"판사님 이 놈들 보석시키면 안됩니다"
마틴 멘튼
"ㄴㄴ괜찮어"
마틴 멘튼
"어디보자...보석금은...음
1만 달러면 되겠네"
토마스 듀이
"?!"
토마스 듀이
"1만 달러라니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토마스 듀이
"보석시키더라도 최소 5만 달러 이상은 되야
법이 무서운 줄 알것 아닙니까"
마틴 멘튼
"민주 재판에서 그렇게 사사로운 감정이
들어가면 쓰나!
마틴 멘튼
"괜찮으니까 그대로 해"
토마스 듀이
"..."
듀이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부챌터는
고작 1만 달러 보석을 내고 자유롭게 지냈다.
듀이는 이 모든 일을 결정한 마틴 멘튼 판사가
매우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곧 수사팀을 꾸려 멘튼 판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였는데
멘튼 판사가 이전에 부챌터로부터 25000달러를
빌려 쓴 사실을 적발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마피아 갱들과 거래하며
유리한 판결을 내린 사실도 드러내어
검사가 오히려 판사를 기소하여
징역 2년을 선고받게 하였다.
토마스 듀이
“참 잘 돌아간다”
마피아의 손아귀가 어디까지 뻗어있는지
잘 보여주는 무서운 사건 중 하나면서
일련의 일들로 듀이가 부챌터를 다음 타겟으로
삼은 것은 오히려 예상된 결과였다.
듀이는 부챌터를 1급 살인 혐의로
집요하게 쫓았고
거리 곳곳에는 부챌터의 현상 수배
포스터가 뒹굴었다.
그런데 듀이가 신경 쓸 것은 단지
부챌터가 전부가 아니었다.
루이스 부챌터를 노리는 건
듀이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바로 미 연방 수사국 FBI도 부챌터 사건을
심도있게 지켜보고 있었던 것인데
FBI의 국장 '존 에드거 후버'도
부챌터 사건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토마스 듀이
"아니 왜 FBI가 갑자기 끼어들어서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놓으려 함?"
존 에드거 후버
"마피아 애들 요즘 마약에 손댄다며"
존 에드거 후버
"마약 문제는 연방의 문제니
난 마약 사건으로 수사하는 거임"
토마스 듀이
"하....진짜 되는 일없네"
검찰과 FBI는 같은 수사기관이지만 서로
성과를 올리기 위해 경쟁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낀 부챌터만 두 기관의
신경전 사이에서 죽어가는 판이었다.
존 에드거 후버
"부챌터에게 현상금 5천 달러를 걸겠습니다"
토마스 듀이
"그럼 전 2만 5천 달러를 걸겠습니다!"
존 에드거 후버
"뭐하냐 상도덕이 없네"
토마스 듀이
"난 1급 살인죄로 수사하는데
이정도 현상금은 걸어야지"
부챌터에게 FBI 후버가 5천 달러의 현상금을 걸자
검찰 듀이는 2만 5천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고
사소한 것에도 두 기관이 신경전을 벌이며
서로에 대한 견제가 심했다.
그러데 중요한 건 저 현상금은 부챌터의
생사와 상관없이 지급되는 돈이었다.
다시 말해 돈이 궁한 부챌터의 부하가 뒤에서
부챌터를 찌르고 신고하면 그만인 셈이었다.
부챌터는 도망자 신세가 된 1937년부터
변장을 하고 다니며 늘 불안에 떨어야했고
급기야 자신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같은 마피아 조직일지라도
살인회사를 통해 처단해버리는
위험한 생각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제 부챌터의 편은 아무도 없이
완전히 혼자가 된것이다.
판단과 오판
1938년 8월 첫 처단이 발생한지 1년만에
11명의 조직원이 죽었다.
마피아 내부에서도 반발이 일어나며
부챌터를 몰아내려는 움직임이 생겼는데
이를 조용히 지켜보던 루치아노의 브레인
'마이어 랜스키'가 직접 나서기 시작하였다.
마이어 랜스키
“부챌터가 선을 넘고있습니다”
마이어 랜스키
“언젠가 우리도 위협하겠지요”
마피아 보스
“그럼 더치 슐츠때처럼 먼저 죽이는건 어때?”
마이어 랜스키
“그건 안됩니다 이미 겪었다시피 듀이는 부챌터가
죽으면 다음 타겟을 찾아 불을 킬겁니다”
마피아 보스
“흠...”
마이어 랜스키
“그럼 이렇게 하는건 어떻습니까”
마이어 랜스키
“부챌터에게 자수를 권하는겁니다”
마피아 보스
“자수를 하면 뭐가 다른가?”
마이어 랜스키
“만약 자수한다면 검찰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는것이기에 더 이상 우릴 쫓을 명분이 없어지고”
마이어 랜스키
“부챌터가 잡힌 후에도 우리가
다음 타겟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마이어 랜스키
“게다가 검찰뿐 아니라 FBI도 부챌터를 노리니
두 기관이 싸우는 사이 우린 빠져나가면 됩니다”
마피아 보스
“근데 우리 말도 안듣는 부챌터가
순순히 자수할까?”
마이어 랜스키
“제가 한번 설득해보겠습니다”
렌스키는 사법당국의 타겟에서 벗어나면서
부챌터를 잠재울 방법으로 자수를 구상했다.
가뜩이나 루치아노 사건으로 머리가 아팠지만
일단 부챌터를 만나 설득하기시작했다.
마이어 랜스키
“자수하자”
루이스 부챌터
“후...그런 얘기할거면 들어가세요
안그래도 피곤한데”
마이어 랜스키
“형 한번만 도와주라”
루이스 부챌터
“아니...지금 저 살인죄랑 마약밀매로 현상수배인데
잡혀들어가면 최소 50년이에요 최소”
마이어 랜스키
“나한테 다 생각이 있어”
마이어 랜스키
“지금 널 쫓는게 검찰 듀이는 살인죄,
FBI 후버는 마약 밀매로 쫓는거잖아”
마이어 랜스키
“FBI 후버쪽에 자수해”
루이스 부챌터
“? 뭐가다른데”
마이어 랜스키
“살인죄는 최소 50년이지만 마약밀매는
그거보단 훨씬 적게 나올거야”
루이스 부챌터
“그러다 살인죄도 걸리면
인생 끝나는건데?”
마이어 랜스키
“검찰이랑 FBI는 서로 성과내려고 으르렁대는데
협조하겠냐? 살인죄 절대 안걸림”
루이스 부챌터
“흠...”
마이어 랜스키
“일단 넌 마약 밀매로
8년에서 12년정도 나올거야”
루이스 부챌터
“12년??”
마이어 랜스키
“루치아노 보스는 50년인데
그 정도는 버틸수 있잖아?”
마이어 랜스키
“근데 감옥에서 사고 안치고 조용히 지내면
위원회에 말해서 가석방되게 힘써줄게”
마이어 랜스키
“이게 조직이 너에게 해주는
최선의 방법이다”
루이스 부챌터
“후...”
부챌터는 렌스키의 약속을 굳게 믿고
1939년 8월 24일, FBI에 자수하였다.
FBI의 국장 존 에드거 후버는 입이 귀에
걸릴듯 아주 좋아했다.
미국 고위층들이 대단히 만족했을뿐 아니라
듀이를 재끼고 FBI 단독 공로를 새웠으니 말이다.
존 에드거 후버
“으하하하”
언론은 살인 회사의 최종 보스 부챌터가
잡혔다고 연신 보도했으며
부챌터는 마약 밀매로
14년 징역을 받고 체념한 채
그저 랜스키가 약속을
지켜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루이스 부챌터
"후...미쳐버리겠다"
그런데 1년 후 1940년, 부챌터는
뉴욕으로 압송되어 다시 재판을 받게되었다.
죄목은 514000달러에 이르는 36건의
갈취혐의 그리고 1급 살인죄.
이를 기소한건 다름아닌 토마스 듀이였다.
루이스 부챌터
“듀이가 왜 거기서나와?”
듀이는 부챌터를 뉴욕으로 압송해 1급 살인죄를
적용시켜 재판을 받게하였다.
그리고 재판 결과는 사형이었다.
루이스 부챌터
“약속이 다르잖아!!”
그렇게 부챌터는 1944년 3월 4일,
전기의자에 앉아 생을 마감했다.
부챌터는 전기의자에 앉는 순간에도 지금 일이
모두 거짓말이라고 부정하였다.
부챌터가 자수만 하면 모든건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면 됬는데 어떻게 사형까지 일이 벌어졌을까?
부챌터를 사형시킨 흑막은 다름아닌
자수를 권했던 마이어 랜스키였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일을 꾸미는지
그 외엔 알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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